도서관명: 서산해미도서관
작성자: 윤민경
도서명: 문학 속에 핀 꽃들
저자: 김민철
출판사: 샘터
 

바야흐로 꽃들의 계절이다. 눈을 두는 곳 어디든 즐겁지 않은 곳이 없고 향기롭지 않은 곳이 없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핀 봄꽃들이 주는 행복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지만, 짧은 봄날만큼이나 개화 기간이 짧다는 게 안타깝기만 한 요즘이다. 봄을 상징하는 진달래, 개나리부터 벚꽃, 영산홍에 이르기까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피는 꽃들이 겹치는 시기가 있는데 그때야말로 온 세상이 꽃으로 환해진다. 지금이 바로 그 절정인 듯싶다.

그리고 이 흐드러진 꽃 속에 파묻혀 꽃향기와 함께 읽기에 딱 좋은 책이 있다. 김민철 작가의 『문학 속에 핀 꽃들』. 문학과 꽃을 함께 만날 수 있다.
 『문학 속에 핀 꽃들』은 한마디로 ‘꽃으로 읽는 한국문학’이다. 지금 활짝 핀 형형색색의 갖가지 꽃만큼이나 다양한 꽃들이, 고전 또는 화제가 된 한국소설 33편을 배경으로 등장한다. 꽃을 제목으로 한 김유정의 〈동백꽃〉에서 공선옥의 〈영란〉까지, 작품 속에 등장한 100가지의 꽃이 소설과 함께 소개된다.

김유정의 〈동백꽃〉에 등장하는 동백꽃이 흔히 생각하는 붉은 동백꽃이 아니라 ‘노란 동백꽃’이라 불리던 생강나무였다는 사실을,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황순원의 〈소나기〉에서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개망초 꽃 이외에도 갈꽃, 마타리 등 많은 야생화들이 어떤 상징으로 등장하는지, 또 김훈의 〈칼의 노래〉에선 쑥부쟁이를 자주 등장시킨 이유는 무엇인지 아는 독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위에서 언급한 작품들을 읽었지만 읽으면서 무심히 지나치기도 하고, 그 꽃들이 작품 속에서 어떤 의미와 상징으로 등장하는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문학 속에 핀 꽃들』에서는 각 문학 속에서 등장하는 꽃들이 작품 속에서 어떤 상징과 의미로 쓰였는지, 무심히 보아 넘긴 단순한 식물에 불과했던 야생화들이 문학 속에서 어떻게 예술적 상징으로 거듭나는지 볼 수 있다. 최명희의 대하소설〈혼불〉에서 ‘여뀌’가 반복해서 나와야 했던 이유, 〈소나기〉에서  '마타리'가 필요했던 이유 등 모든 게 의미이자 상징이며 독자들에게 주어지는 암호다. 또한 꽃에 대한 설명도 저자가 경험한 에피소드와 함께 상세하게 들려주고 있어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야생화 공부에도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