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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부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 사무국장)
강추위가 몰아치던 날이 엊그제 같았는데 이젠 꽃샘추위도 물러가고, 3월도 물러가니 몸도 마음도 나른한 계절이다.
얼마 전 서산시 기독교 장로 연합회 정기총회를 마치고, 미다옴 뷔페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내가 사는 곳은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죽성동 삼성 아파트인데 이곳을 가려면 4차선 시내 도로에서 2차선 도로로 주행해야만 했다. 요즈음 새벽을 깨워 충분한 잠을 자지 못한데다가 누적된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 왔고, 피곤한 가운데 졸음이 오는 나른한 봄날의 오후였다.
시내를 벗어나 2차선 도로로 접어들자 깜박 졸음이 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즉시 껌을 꺼내 씹으며 아파트를 향해 저속으로 차를 몰았다. 그런데 집에 도착 3~40m 전에서 내 차가 갑자기 굉음을 내며 도로 옆에 서있는 건널목 표지판 파이프에 차가 받쳐, 일순간의 졸음으로 하마터면 요단강을 건너 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차를 급정거하여 차를 세워놓고 보니, 범퍼와 본닛트 그리고 워셔액 통이 부서져 워셔액이 땅 바닥으로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운전경력 22년 만에 생전 처음 있는 일이어서 참 어이가 없으면서도 졸음운전의 위험을 절실히 깨달은 순간이었다.
자동차를 가까운 자동차 공업사에 맡기고 보험사에 사고 경위를 통보한 뒤, 안도의 가슴을 쓸어내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졸음운전은 운전자가 잠깐 눈을 감았다가 뜨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자동차가 길을 이탈하여 보행자를 치거나 운전자가 크게 다칠 수가 있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처럼 예고 없이 찾아오는 졸음운전은 고귀한 생명을 앗아갈 수 있었다. 때 마침 인도를 지나는 사람도 없었고, 안전띠가 매어져 있는 상태여서 불행 중 다행으로 인사 사고도 없었고, 다치지 않아 다행이었다.
졸음운전의 댓가는 참담했다. 차가 많이 부서져 마흔 한 개의 부속을 교환해야 했고, 삼일을 꼬박 수리했으며, 차량 수리비가 이백오십만원이나 되었다.
한순간의 방심이나 실수가 평생을 후회하게 만들고 본인 또는 타인의 가정에 영원히 지울 수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